팬데믹이라는 기나긴 겨울의 끝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봄날처럼 싱그럽고 활기찬 에너지를 전달해 드리고자 차종순 작가의 ‘休-삶의 은유’를 2022년 한국전통문화전당 열 번째 기획전시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차종순 작가는 한지를 소재로 다양한 예술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가입니다. 기존의 휴(休) 작품에서는 한지 본연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색은 절제해 한지의 순수성이 담긴 작품을 선보였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정서가 담겨있으면서도 폭넓은 스펙트럼의 색채를 사용, 생동감 넘치는 자연의 생기를 닮은 작품을 선보입니다.
특히 작가의 작품 속 오방색을 중심으로 파생된 한국적이고 따뜻한 작품은 생명체가 피어나는 듯 희망을 주고 마음의 안정을 가져옵니다.
차갑고 어두웠던 긴 겨울을 강렬한 생명의 에너지가 밀어내듯 차종순 작가의 작품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얻고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한국전통문화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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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 - 삶의 은유
오랜만에 일상에 복귀하여 "휴(休)"연작을 발표하게 되었다.
온갖 일로부터 일탈하여 무위적 사유와 자연의 흐름처럼 몸과 마음을 내려놓았다.
길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 깊은 동굴에서 동면하는 동물처럼, 상처의 치유를 위해 스스로 깊은 동굴로 찾아 드는 동물처럼 나의 소중한 "쉼"의 시간이 그러하였다.
"휴(休)"는 내 삶에 있어 홀로 사유하는 순간이며 영혼이 숨 쉬는 치유와 평온의 순간이다. 이 정점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폭발하듯 창작의욕이 샘솟는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 찾아온다.
돌이켜보면, 예술이란 궁극적으로 사람의 마음에 불꽃을 일으키게 하는 그 무엇이 아닐까
어느 봄날, 특히 눈부신 사월의 빛나는 꼐절에 붗을 다시 부여잡고 생성하는 빛의 에너지와 희망, 삶의 에너지가 분출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하기로 했다.
"휴(休)"연작을 통해 일관되게 추구해온 한 가지는 감성적 몰입을 통해 생성하며 생기하는 이미지, 즉 기운생동의 미학이다.
한지의 물성 위에 구현된 나의 작품 하나하나에는 중첩된 색들이 일으키는 미묘한 파동과 함께 빛나는 인생의 소중한 기억들이 구현 되어 있다.
이 작품들을 통해 많은 이들이 봄날처럼 싱그러운 삶의 에너지와 치유, 희망을 공유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