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당소식 > 동영상 자료실] 및 [유튜브 채널 'ktcc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전시영상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
초대의 글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은 예술에도 영향을 주어 색감과 표현은 더더욱 선명해지고 어느덧 우리는 미디어 아트의 화려함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혁신의 시대 속에 따스한 색채로 현대인에게 위안을 주는 남성희 작가의 ‘작은 그리움’을 한국전통문화전당 아홉 번째 기획전시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남성희 작가는 독특한 채색 기법으로 현대적인 수묵화를 작업하고 있으며, 주로 자연을 모티브로 생명력과 에너지, 고향의 풍경처럼 소박하고 따뜻함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안식처의 상징인 고향의 색채에 주안점을 두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남성희 작가의 작품은 채색화의 표현적 한계를 독자적인 방식으로 극복하였으며, 자연을 향한 꾸준한 애정에서 비롯된 현대적 풍경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바탕화면에 황토를 바르고 그 위에 안료를 엷게 덮은 후 그것을 다시 닦아내는 정성스런 기법을 통해 미묘한 색감을 뿜어내게 되는데, 이러한 작가의 작업은 수묵의 무채색을 기반으로 하되 색채의 밀도에 집중해 차분한 색감을 표현한 점이 특징입니다. 아울러 산과 들녘, 논과 밭, 과수원이 그려진 ‘마음의 풍경’이 승화된 작품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화려하고 복잡한 현대인의 삶에 작가의 작품 속 떠올려지는 고향의 아름답고 평온한 풍경은 ‘작은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봄 햇살이 비치는 듯한 남성희 작가의 따스하고 아늑한 작품세계를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한국전통문화전당
*
작가노트 중에서
내가 어려서 자란 고향은 높은 산과 맑은 물로 아름다운 풍광으로 빼어난 곳이다. 어디든 둘러보아도 산허리엔 논과 밭 그리고 들과 어우러진 조그마한 과수원 풍경이 자리하고 있다. 평범하지만 아담스러웠던 어린 시절의 고향은 지금도 볼 때마다 애정을 느끼게 한다.
지금도 작업 소재를 찾고자 가끔 그곳을 찾을 때마다 사계절에 따른 변화에서 새삼스러운 애착을 느끼며 산과 나무, 흙 속에서 우러나오는 무한한 생명력에 압도당한다. 나 하나의 조그마한 생의 미약함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이러한 자연의 원초성을 드러내는 의식, 이 의식은 나의 작업을 지탱해 주는 지속적인 정신적, 육체적인 힘으로 작용한다.
기억의 파편과 삶의 흔적들, 구수한 온정과 사랑, 그리운 추억과 소박한 꿈, 그 곳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그 무엇인가를 더듬어 본다. 봄이면 분홍빛으로 물든 과수원은 마치 무릉도원 같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고 주렁주렁 매달린 과실로 계절을 갈무리하는 경이로움에서 삶의 진정한 표정을 읽은 여유와 자연의 포만감을 느껴본다.
고향은 우리에게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안식처의 한 상징으로써 그것은 언제나 나의 회귀적 상상력을 자극해 왔다. 그래서 이번 그림의 화두는 고향의 색채에 주안점을 두었다. 현대사회 특징 중 하나로 범람하는 색채의 홍수시대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혼란스럽지도 않은 차분한 색으로 사색을 유발하고 여러 색조들을 흡수하여 한 화면에 녹이고 침잠시키고 싶었다. 이번 작품이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아늑한 서정의 세계로 안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고자한다.